Helicobacter pylori 감염
H. pylori는 여러 개의 편모를 가지고 있는 나선형 모양의 박테리아로 그람음성간균에 속한다. 1980년대 초반에 만성위염 및 위궤양 환자의 위에서 발견된 이후 소화성궤양의 발병에 있어서 그 역할이 인지되기 시작했으며, 현재는 위염 및 소화성궤양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져 있다. H. pylori는 위 내의 강한 산성환경에서 서식할 수 있는 다양한 생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, 보통 세균보다 100배나 많은 다량의 요소분해효소를 생성하여 요소를 알칼리성인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분해함으로써 위의 산도를 조절할 수 있다. 또한 편모를 이용하여 위의 점막층을 자유롭게 침투하여 통과함으로써 위 내강의 높은 산도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. H. pylori가 위 내로 진입하게 되면 위의 상피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하여 만성적으로 위 내에 서식하게 되고, 국소 염증반응 및 전신적인 면역반응을 비롯하여 위산 분비의 병태생리적 변화 등을 유발한다. 이러한 H. pylori 감염은 임상적으로 위 또는 십이지장궤양을 비롯하여 점막연관림프종, 위암 등을 일으키게 된다. 종전에는 십이지장궤양의 90% 위궤양의 60% 이상에서 H. pylori 감염이 그 원인으로 추정되었으나, 현재는 H. pylori 감염 유병률의 감소로 약 70%의 십이지장궤양이 H. pylori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. H. pylori가 위 내에 서식하게 되면 감염된 모든 사람에서 만성위염을 일으키는데, 이 중 10~20%에서는 소화성궤양이, 그리고 약 1%에서는 위암이 발생한다. 하지만 그 외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.
이렇듯 개인에 따라 소화성궤양이나 위암의 발병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. 균주의 특징과 다양성, 감염에 대한 숙주의 염증 및 면역반응 등 감수성의 차이,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등이 질환의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. 현재 전 세계 인구의 50% 이상이 H. pylori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, 특히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고 밀집된 생활주거환경을 비롯하여 위생상태가 좋지 않거나 오염된 식수원을 사용하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에 비해 감염 유병률이 높게 나타난다. 미국의 경우 약 30% 정도의 H. pylori 감염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. 우리나라에서의 H. pylori 감염률은 1998년 65%로 보고되었으며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, 2005년 국내 연구에서는 H. pylori 감염률을 40%로 보고한 적이 있다. H. pylori의 감염은 주로 사람 대 사람을 통해서 전파되는데, 가족 구성원 중에 감염된 사람이 있을 경우 가족 내 감염률이 높게 나타나며 모자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. 또한 설사변이나 구토물 등의 배설물을 통해서 전염되기도 한다. H. pylori는 치태나 침 등에서 발견되기도 한다. 하지만 구강 대 구강 접촉에 의해 감염되는 빈도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며, 일반적으로 이를 통해 감염이 전파되는 빈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. H. pylori는 감염된 위분비물을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는데, 잘 소독되지 않은 내시경이나 의료기구 등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어 소화기 전문의나 간호사 등은 직업적으로 감염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. H. pylori는 한번 감염되면 인위적으로 제균을 시도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경우 평생감염이 지속된다. 소화성궤양 환자에서 H. pylori를 제균할 경우 십이지장 궤양의 재발은 67%에서 6%로, 위궤양의 재발은 59%에서 4%로 낮아진다.
비스테로이드소염제
아스피린을 비롯한 NSAIDs는 급, 만성 통증과 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며, 특히 근간에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스피린의 사용빈도가 증가하고 있다. 미국의 경우 인구의 약 10%에서 정기적으로 NSAIDs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사회가 고령화되어가고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NSAIDs의 사용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. 국내의 경우 NSAIDs 사용과 관련하여 정확한 통계자료는 나와있지 않으나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. NSAIDs는 H. pylori 감염이 없는 경우에 있어서 소화성 궤양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.
NSAIDs는 국소적으로 위의 상피세포와 점막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킨다. 또한 점액과 중탄산염의 분비를 촉진하고 상피세포의 증식과 점막혈류 증가 등 위점막과 세포보호작용을 가지는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저해함으로써 전신적인 작용에 의하여 위장관 손상을 유발한다. 만성적으로 NSAIDs를 사용하는 사람의 약 25%에서 소화성궤양이 발생하게 되며, 1~4%에서 출혈, 천공 등 심각한 궤양 관련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. NSAIDs를 정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위장관 출혈의 위험이 5-6배 정도 높아지게 되며, 궤양 천공의 약 50%에서 NSAIDs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. 특히 NSAIDs와 아스피린을 함께 복용할 경우 그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. NSAIDs에 의한 궤양이나 그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인자들은 다음과 같다.
<NSAIDs에 의한 소화성궤양과 합병증 발생 위험인자>
- 소화성궤양 또는 합병증의 과거력
- 나이 65세 이상
- 항혈액응고제와 동시 사용
- 코티코스테로이드와 동시 사용
- 고용량의 NSAIDs 사용
- 여러 종류의 NSAIDs 중복 사용
- 저용량 아스피린과 동시 사용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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